1형 당뇨 + 보디빌딩 | FFMI 완전 분석
운동을 오래 하다 보면 언젠가 한 번쯤 이런 생각이 든다. "나는 약물 없이 얼마나 더 커질 수 있을까?" 유튜브에 나오는 빌더들처럼 될 수 있는 건지, 아니면 내 유전자에 이미 상한선이 정해져 있는 건지.
결론부터 말하면 상한선은 존재한다. 그리고 그 상한선을 수학적으로 계산하는 공식이 있다.
내 현재 스펙은 키 175.5cm, 체중 75kg, 골격근량 35.7kg이다. 이 숫자들을 공식에 넣으면 내가 유전자 한계치의 어디쯤 와 있는지 정확하게 나온다.

1. FFMI란 무엇인가
내추럴 보디빌딩의 표준 지표
FFMI는 Fat-Free Mass Index, 즉 제지방지수다. 키와 제지방량(체중에서 체지방을 뺀 값)을 기반으로 계산하는 지표로, 내추럴 보디빌더의 근육 발달 수준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데 가장 신뢰받는 공식이다.
BMI가 비만 여부를 판단하는 것처럼, FFMI는 내 근육량이 키 대비 어느 수준에 있는지를 나타낸다. BMI와 다른 점은 체지방을 제외한 순수 근육과 뼈의 무게를 기반으로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근육이 많고 체지방이 낮은 사람일수록 수치가 높게 나온다.
공식
FFMI = 제지방량(kg) ÷ 키(m)²
여기에 키 보정 공식을 더하면 더 정확해진다. 키가 180cm보다 작으면 오차가 생기기 때문이다.
보정 FFMI = FFMI + (6.1 × (1.8 - 키(m)))
2. 내 FFMI를 계산해보자
실제 계산
현재 체중 75kg, 체지방률 약 13% 가정 시: 제지방량 = 75 × (1 - 0.13) = 약 65.25kg
FFMI = 65.25 ÷ (1.755)² = 65.25 ÷ 3.08 = 약 21.18
보정 FFMI = 21.18 + (6.1 × (1.8 - 1.755)) = 21.18 + 0.27 = 약 21.45
이 숫자가 내 현재 위치다.
3. FFMI 등급표 — 내가 어디 있는지 보자
하버드 의대 Pope 박사의 연구와 전 세계 수십만 명의 내추럴 보디빌더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립된 등급이다.
18.0~19.9 — 일반적인 헬스장 매니아 수준. 운동을 꽤 한다는 소리를 듣는다.
20.0~21.9 — 누가 봐도 몸이 아주 좋은 상급자. 헌신적인 리프터 단계. 현재 내 위치(21.45)가 여기다.
22.0~22.9 — 내추럴 엘리트급 빌더. 유전자 상위 5% 이내. 이 수준이면 무대에 올라가도 전혀 부끄럽지 않다.
23.0~24.9 — 내추럴의 신의 영역. 초유의 유전자를 타고난 극소수만 도달할 수 있는 절벽 끝이다.
25.0 이상 — 내추럴 상태에서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영역. 약물 사용을 의심받는 수치다. 실제로 Pope 박사 연구에서 확인된 내추럴 보디빌더 중 FFMI 25를 넘은 사람은 없었다.
4. 내 유전자 한계치는 어디인가
남은 마진 계산
내추럴 보디빌더의 일반적인 유전자 한계치를 FFMI 23.5로 잡으면, 키 175.5cm 기준으로 체지방률 10% 상태에서 체중 약 79kg, 순수 골격근량 38~39kg 수준이 된다.
현재 골격근량이 35.7kg이니 남은 마진은 약 2.5~3kg이다.
이 마지막 2~3kg이 얼마나 어려운지 이해하려면 근육 합성의 속도를 알아야 한다. 내추럴 상태에서 운동 경력이 쌓인 중상급자가 1년에 늘릴 수 있는 순수 골격근량은 0.5~1kg 수준이다. 초보자 시절의 폭발적인 성장은 이미 끝났다.
즉 남은 2.5~3kg을 얻으려면 최소 3~5년의 극도로 정교한 훈련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기간 동안 식단과 회복, 혈당 관리가 완벽하게 맞아떨어져야 한다.
5. 골격근 비율로 보면 더 놀랍다
체중 대비 골격근 비율의 의미
인바디에서 나오는 골격근량을 체중으로 나누면 골격근 비율이 나온다.
일반 성인 남성 평균이 40~42%다. 운동을 꽤 한 상급자가 44~45%, 내추럴 프로 빌더와 엘리트 선수가 48~50% 수준이다. 50%를 넘으면 체지방률이 극단적으로 낮으면서 유전적으로 근육 세포가 미어터지는 극소수의 영역이다.
현재 내 골격근 비율은 35.7 ÷ 75 = 47.6%다. 이미 헬스장에서 마주치는 일반인 99%를 압도하는 수치다.
커팅 목표를 달성하면 어떻게 되나
지금 목표인 70kg까지 체중을 줄이면서 골격근량을 35kg 선에서 방어해내면 어떻게 될까.
35 ÷ 70 = 50.0%
딱 50%다. 체중의 절반이 골격근인 상위 1% 영역이다. 체지방이 걷히면서 피부가 근육에 쩍쩍 붙는 선명한 데피니션이 나오는 순간이다.
6. 1형 당뇨 보디빌더에게 이 수치가 갖는 의미
이미 완성형이다
FFMI 21.45라는 숫자는 1형 당뇨를 안고 이루어낸 것이다. 인슐린이라는 가장 까다로운 호르몬 변수를 매일 관리하면서, 저혈당과 고혈당의 롤러코스터 속에서 이 근육량을 쌓았다. 웬만한 일반 보디빌더보다 몇 배는 더 정교하게 식단과 운동을 통제해온 결과다.
더 올리려고 무리하면 안 되는 이유
유전자 한계에 가까워질수록 추가 근육 1kg을 얻기 위한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더 많은 단백질, 더 강한 훈련, 더 긴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1형 당뇨인의 신장에 가혹한 부담을 준다.
앞서 다룬 신장 투석 동료 보디빌더의 이야기가 여기서 다시 연결된다. 이미 유전자 한계치의 85~90%에 도달한 상태에서 마지막 2~3kg의 근육을 얻겠다고 단백질을 과다 섭취하고 오버트레이닝을 하는 것은 신장 수명과 근육 1g을 맞바꾸는 거래다.
지금의 전략은 지키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의 전략은 더 키우는 것이 아니라 잘 지키는 것이다.
첫째, 현재 골격근량 35.7kg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체지방만 걷어낸다. 둘째, 혈당 변동성을 줄여 저혈당을 막고, 고혈당은 교정계수를 활용해 즉각 교정한다. 셋째, 단백질 섭취를 체중 × 1.6~2.0g 이내로 제한해 신장 부담을 줄인다. 넷째, 6개월~1년에 한 번 신장 수치를 확인한다.
7. FFMI의 한계와 주의사항
절대적 지표가 아니다
FFMI는 유용한 지표지만 절대적이지 않다. 개인의 골격 구조, 팔다리 길이, 근육 부착 위치, 섬유 비율에 따라 같은 FFMI라도 시각적으로 다르게 보인다. 팔다리가 긴 사람은 같은 근육량이라도 상대적으로 더 마른 것처럼 보이고, 팔다리가 짧은 사람은 더 밀도 있어 보인다.
또한 FFMI가 유전자 한계치의 천장을 알려주는 지표이지, 그 천장이 몇 년 안에 채워진다는 뜻이 아니다. 한계치가 FFMI 23이라고 해도 현재 21.45에서 거기까지 가는 것은 수년이 걸리고, 실제로는 그 한계에 완전히 닿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마무리 — 내 몸의 천장을 알면 전략이 명확해진다
FFMI를 계산하기 전에는 "더 먹으면 더 커지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다. 계산 후에는 내가 이미 어디에 와 있는지, 남은 마진이 얼마인지가 명확해졌다.
그리고 그 남은 마진을 위해 신장을 담보로 내놓을 필요가 없다는 것도 알게 됐다.
이미 47.6%라는 골격근 비율을 가지고 있다. 70kg 커팅에 성공하면 50%가 된다. 그 숫자가 의미하는 것은 단순한 퍼센트가 아니다. 1형 당뇨를 안고 수년간 혈당과 싸우면서 만들어낸 진짜 성과다.
앞으로의 목표는 하나다. 이 근육을 지키면서 체지방만 걷어낸다. 그게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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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형 당뇨 보디빌딩 5년, 내 몸이 유전자 한계치의 어디쯤 왔는지 계산해봤다(ffmi)
🧬 약 안 쓰고 얼마나 커질 수 있을까? — 내 유전자 한계치를 수학으로 계산했다 내추럴로 운동하다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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