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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세대는 왜 생겼나 — "일베 때문"이라는 진단이 틀린 이유

잠도둑 2026. 7. 3.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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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현재, MH세대라는 단어가 제도권 언론에까지 등장하기 시작했다. 한겨레신문이 처음 언급하더니, 한국일보도 "10대의 극우화"를 지적하며 이 단어를 썼다. 그리고 PD수첩도 이 주제를 다뤘다.

진단은 한결같다. "일베 때문이다."

이 진단이 왜 틀렸는지, 그리고 진짜 원인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하려 한다.

 


MH세대란 무엇인가

MH세대는 MZ세대를 비튼 인터넷 밈에서 출발한다. MH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니셜(MooHyun)이다. 2003~2008년 참여정부 시절에 태어난, 지금의 10대 중후반 남성들을 가리킨다.

아이러니한 건 이들이 노무현의 정치적 유산을 계승하는 세대가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정반대다. MH세대는 2030 이대남보다도 더 강한 보수 성향을 띤다. 진보가 강세인 호남권에서도 MH세대는 발견된다는 분석이 있을 정도다.

왜 노무현의 이름을 달고 태어났으면서 정작 반(反)진보 성향이 강할까. 여기서부터 기성 언론의 진단이 엇나가기 시작한다.


"일베 때문"이라는 진단의 문제

PD수첩을 비롯한 기성 언론이 내놓은 답은 단순하다. "일베 문화에 노출된 10대들이 극우화됐다." 그런데 이 진단에는 치명적인 논리 구멍이 있다.

일베는 이미 오래전부터 있었다. MH세대 이전 세대, 즉 지금의 20대 이대남들도 일베를 봤다. 그런데 왜 유독 지금의 10대에서 이 현상이 더 강하게 나타나는가. "일베 때문"이라는 진단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

더 결정적인 문제가 있다. PD수첩은 MH세대의 원인을 "일베 때문"이라고 진단해놓고, 7월 7일부터 커뮤니티 검열을 강화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원인을 콘텐츠로 보니까 해법도 검열이 된다. 그런데 이건 증상을 막는 것이지 원인을 제거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검열이 강화될수록 "저들이 우리 말을 틀어막는다"는 반감만 더 커질 수 있다.

밈을 차단한다고 세대의 정치 성향이 바뀌지 않는다. 노무현 밈이 교실 대형 TV에서 대놓고 재생되는 건, 그게 금지된 것이기 때문에 더 재밌는 것이다. 검열은 오히려 이 타격감을 강화하는 연료가 된다.


진짜 원인 — 4050 진보 기성세대의 내로남불 문화

더 설득력 있는 진단은 다른 곳에 있다.

MH세대의 부모 세대는 1970년대생이다. 한국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가장 높은 콘크리트 진보 세대다.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을 밀었고, 참여정부를 지지했고, 촛불을 들었던 세대다.

그런데 이 세대가 자녀들에게 보여준 모습은 어떠했나.

첫째, 절대 틀릴 수 없는 "도덕성"의 성역화다. 자신들의 정치적 선택과 가치관은 항상 옳고, 거기에 의문을 제기하면 "네가 아직 어려서", "세상을 모르니까"로 끝난다. 토론이 아니라 교육이다.

둘째, 비판을 일베충으로 프레이밍하는 습관이다. 민주당이나 진보 진영을 비판하면 자동으로 "일베충", "극우"로 낙인찍힌다. 반대 의견을 내용으로 반박하는 게 아니라 발언자의 정체성을 공격하는 방식이다. 10대 입장에서 이건 억울하고 답답한 경험이다.

셋째, 내로남불의 구체적 경험이다. 선관위를 비판하면 안 되는 이유가 "착하기 때문"이라는 논리를 실제로 들은 10대들이 있다. 빵봉투에 보관하든 뭘 하든 그건 괜찮고, 그 사람들은 선관위 무오류설을 믿어야 한다는 말을 어른들한테 들은 거다. 근거가 아니라 "우리 편이니까 착하다"는 게 논리의 전부다.

이 경험이 쌓이면 어떻게 되나. 진보 진영의 논리 자체에 대한 불신이 생긴다. 그리고 그 불신을 가장 직접적으로, 가장 자극적으로 표현해주는 공간이 디시인사이드와 일베였던 것이다.

노무현 밈이 이 세대에서 타격감을 유지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 노무현이 살아있지도 않고, 그를 강하게 증오할 이유도 사실 없다. 그런데 4050 진보 어른들이 노무현 밈에 격하게 반응하고, 인정하지 못하고, 분노한다. 그 반응 자체가 타격감이 되는 것이다. 쿨하게 인정하고 넘어가면 밈은 힘을 잃는다. 그게 안 되는 세대이기 때문에 밈은 계속 살아있다.


이건 정치 문제가 아니라 세대·사회 문제다

중요한 지점이 있다. MH세대의 성향이 보수적으로 나타나는 건 "정치적 확신"에서 비롯된 게 아닐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아직 대부분 투표권이 없다. 정책을 분석하고 이념을 선택한 게 아니라, 기성세대의 위선적 태도에 대한 반감과 반항심, 그리고 자극적 콘텐츠의 재미가 결합된 결과물에 가깝다. 나무위키 분석대로 "보수우파적인 것은 밈 성격이 강하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문제는 이 반감이 단순한 밈 소비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투표권을 갖게 되는 나이가 됐을 때, 이 세대가 어떤 정치 성향을 선택하느냐는 밈과 무관하게 결정될 것이다. 그때가 되면 지금의 "일베 차단"식 대응이 얼마나 핀트를 빗나간 처방이었는지 드러날 것이다.


결론 — 진단이 틀리면 처방도 틀린다

MH세대를 이해하려면 이 질문에 먼저 답해야 한다.

"왜 진보 부모 밑에서 자란 10대들이 반진보 성향을 갖게 되는가."

일베 콘텐츠를 차단하는 건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니다. 오히려 4050 진보 기성세대가 자녀 세대에게 보여온 태도 — 내로남불, 성역화, 반대 의견의 낙인화 — 를 직시하는 게 먼저다.

불편한 말이지만, MH세대를 만든 건 일베가 아니라 그 세대와 가장 가까이 있던 어른들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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